글을 쓰는 행위는 감정을 가지는 자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영험한 행위이지 않을까? 우리는 언제 꺼질지 모르는 장작불과 같이 “유한”의 개념 속에 살아간다. 이러한 유한 속에서 영원을 남기기 위해 글을 적는다고 생각한다. 감정을 가진 우리는 찰나의 순간을 추억이라 부를 수 있으며, 영원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진다. 아마 우리가 처음 글을 썼던 시기는 하루를 기록하는 어린 시절 숙제로 나가던 일기였을 것이다. 일기를 적는 순간 만큼은 귀찮기도 하고, 손도 아픈 마음에 대다수가 좋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아마 우리는 그래도 그 순간의 감정, 기분, 태도를 적으며 하루를 돌아보는, 다시는 오지 않을 그 순간을 회상하는 글을 적었을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어느 멀고 먼 날에 글을 읽으며 그 시절의 자신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땐 그랬지” 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이다. 이처럼 글을 쓰는 행위는 오랜 고뇌 끝에 그토록 많은 단어들 중 빛이 나는 아이를 골라 나에게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그 시간에 미래의 내 자신이 투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 단어조차 그 순간의 심정을 나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던 아주 오래된 이의 바람이 지금까지 전해오는 것이지 않을까? 어쩌면 아주 오래된 글이나 그림을 보고도 공감이 되고 아름답다고 느끼는 이유는 짧은 순간 속에 살아가는 이들의 발버둥을 가슴으로 느끼기 때문이라 생각한다.